2015 제작지원작

국제경쟁

대상 (흰기러기상)

이라크영년
Homeland (Iraq Year Zero)

압바스파델 Abbas FAHDEL
  • Iraq/France
  • 2015
  • 334min
  • DCP
  • Color

시놉시스

2003년 미국의 부시정권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전과 이후를 2년여 동안 기록한 이 작품은 새로운 모험담을 기대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 모험담은 오디세이아도, 세헤라자데의 이야기도 아닌, 현대판 묵시록적 연대기라 해야 할 것 같다. 감독의 가족과 그 주변 인물들, 그리고 바그다드 거리와 인근도시를 방문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에서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이 남긴 폭력의 리얼리티라는, 그리고 부시와 사담 후세인이 합작하여 완성한 ‘악의 축’이라는 이미지로부터 고통 받는 이라크의 대지와 사람들 말이다. 5시간 30분이라는 영화적 길이와 ‘몰락과 전쟁’이라는 부제의 무게감으로도 이러한 묵시록 적담론을 담아내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우리로 하여금 한편의‘ 죽음의 교향곡’을 연상시킨다. 압바스 파델의 조카인 12살 소년 하이다가 전쟁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우리는 그가 미국의 침공 이후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사실을 미리 알게 되기 때문이다. 이별을 예견하는 일상적인 이미지들은 죽어가듯이 아주 느릿하게 사라지고, 유적지의 거대한 풍경처럼 침묵 속으로 침잠한다. 느린 아다지오의 간결한 찬송가처럼. 작품은 네오리얼리즘과 조우하게 되는 소요의 힘을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현실이란 어떠한 의미도 지시하지 않는, 그들만의 삶과 죽음일 뿐 ”(알랭 로브-그리예)이란 걸 감각적으로 명증하고 있다. 하이다를 통해서 로베르토로 셀리니의 에드문트를 떠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전성권)

감독

  • 압바스파델
    Abbas FAHDEL

    Homeland (Iraq Year Zero) (2014)
    Dawn of the World (2008)
    We Iraqis (2004)
    Back to Babylon (2002)

심사위원 특별상

28일의 밤과 시
Twenty Eight Nights and a Poem

아크램자타리 Akram ZAATARI
  • Lebanon/France
  • 2015
  • 105min
  • DCP
  • Color

시놉시스

<28일의 밤과 시>는 레바논 남서부의 항구 도시 사이다에 있는 오래된 사진관을 중심으로, 그 지역의 역사를 독특한 방식으로 재구성하고 있는 작품이다. 사진사 하셈 엘 마다니는 195년에 ‘세헤라자드’라는 이름의 사진관을 개업한 이후, 사진기와 녹음기 등 다양한 장비들과 그것들로 기록된 이미지와 사운드들을 보존해왔다. 말하자면 그곳은 단순한 사진관이 아니라,다양한 이미지와 사운드 기록 장비들의 박물관이자, 동시에 그것으로 포착된 이미지와 사운드들의 보관소가 된 것이다. 감독 아크램 자타리는 이 질료들을 재구성하여 일종의 고고학적 에세이 영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자막, 사진사 만드니의 증언, 다양한 포맷으로 재생되는 이미지와 사운드 등이 그 에세이의 주요한 구성 요소들이다. 감독은 사진관에 보존되어 있는 자료들 외에 유투브에 올라와 있는 자료들을 덧붙임으로써, 한 편의 흥미로운 문화적 미시사를 구성하고 있다. 가령, 28장의 사진들은 지역 사람들의 은밀한 성적 정체성의 수행적인 표현과 사회 정치적 상황이 지역 사람들에게 미친 미묘한 영향 등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이 미시사적 탐구의 결과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는 매체의 기술적 발전과 문화의 상호 영향 관계를 자연스럽게 엿볼 수 있게 만드는 정교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변성찬)

감독

  • 아크램자타리
    Akram ZAATARI
    Twenty Eight Nights and a Poem (2015)
    Letter to a Refusing Pilot (2013)
    Tomorrow Everything Will Be Alright (2010)
    The 8 (2009) How
    I Love You (2002)

아시아 경쟁

아시아의 시선상

-1287
-1287

이안 토마스애쉬 Ian Thomas ASH
  • Japan
  • 2014
  • 70min
  • DCP
  • Color

시놉시스

이 영화에는 감독이 아주 잠깐 모습을 드러내는 짧은 몇 초를 제외하고는, 오직 한 사람만이 등장한다. 바닷가에서, 그리고 작은 주방에서 조곤조곤 나누는 그녀의 이야기를 지나칠 때 우리는 이 영화의 타이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짐작하지 못한다. 고운 빛깔의 옷을 차려입고, 긴장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서 정식으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놓을 때, 그러니까 그녀가 12년 전 유방암에 걸렸으며, 생명을 연장하는 수술을 거부하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에도 선뜻 우리에게 이 숫자는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영화가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숫자는 곧 –168을 가리키고, 조금은 쇠약해진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이 숫자의 의미를 확실히 알아채게 된다. 우리는 그녀의 죽음이라는 D-day를 향해 함께 나아가고, 이제 꼼짝없이 죽음에 다가가는 그녀를 지켜보면서 그 시간을 견뎌야 하는 것이다. 100일, 40일, 17일, 8일 영화는 빠른 속도로 그녀의 죽음에 다가선다. 곱게 우아함을 간직하던 그녀의 머리카락은 점차 희어지고, 호흡기 없이 숨을 쉬기 힘든 그녀는 이제 가끔 의식도 잃는 것 같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기도 하고,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마흔 살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녀에게 자신이 이제 곧 죽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죽음을 혹은 죽음이 동반할 고통을 두려워하던 그녀는 조금씩 죽음을 인식하는 것처럼 혹은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특별하지도, 평범하지도 않았던 그녀의 죽음을 지켜보는 것은 우리 모두 한발자국씩 다가서고 있는 내 죽음을 상상하는 일이다.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는, 하지만 결국 당도하고야 말 우리의 D-day는 지금 어느 숫자를 가리키고 있을까. (박혜미)

감독

  • 이안 토마스애쉬
    Ian Thomas ASH

    -1287 (2014)
    A2-B-C (2013)
    In the Grey Zone (2012)
    Jake, Not Finished Yet (2010)
    The Ballad of Vicki and Jake (2005)

한국경쟁

최우수상

편지
The Letter

이현정 LEE Hyun-jung
  • Korea
  • 2014
  • 16min
  • DCP
  • Color

시놉시스

<편지>는 텍스트의 잠재적 내러티브와 낭독의 수행적 재연(Performative Reenactment), 그리고 동어반복이라는 발화의 힘을 보여주는 비디오 액트(Video Acts)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고정된 프레임으로 두 개의 쇼트로 분할된 이미지는 텍스트를 낭독하는 서로 다른 주체의 시선에 집중하는데, 시간이 지속되면서 텍스트의 번역이라는 내러티브의 새로운 배열을 통해서 낭독 주체의 내레이션과 행위(Performing)의 통일성이 붕괴되는 경로들로 전이 되는 듯 하다. 영화는 이제원-언어와 번역된 언어의 행위들이 서로 겹쳐지고 교차되면서 이미지는 서서히 사라지고 목소리들만 남게 될 것이다. 감독은 19세 이주여성이 쓴 편지를 제3자의 인물들이 낭독하게 만듬으로써 목소리를 신체에 대한 환유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목소리 그 자체를 영화적 구성으로 생산함으로써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는 폭력의 증상을 보여주고 있다.한 이주 여성의 죽음에 대한 추모사.(전성권)

감독

  • 이현정
    LEE Hyun-jung
    편지 The Letter (2014)

심사위원 특별상

불온한 당신
Troublers

이영 LEE Young
  • Korea
  • 2015
  • 100min
  • DCP
  • Color

시놉시스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이영은 선배 세대 레즈비언들을 취재하다가 바지씨 이묵을 만난다. 고향 동네에서 살가운 이웃들과 평화롭게 살고 있는 이묵은 레즈비언이 한데모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던 젊은 시절을 담담히 회고한다. 이묵이 감수해야 했던 혐오의 시선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조금은 덜 해졌을까? 이묵을 만나고 돌아온 카메라에 담긴 서울은, 어리석은 질문을 작정하고 비웃기라도 하는 듯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로 가득 차 있다. 혐오세력은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이들에게는 ‘종북’이라는 낙인을, 동성애자들에게는 음란이라는 낙인을 새기며‘척결’을 주장한다.3.11쓰나미를 겪으며 커밍아웃한 일본의 레즈비언 커플 논과 텐을 만난 감독은 거대한 재난 앞에서 레즈비언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의 삶이 얼마나 더 불안할 수밖에 없는지를 깨닫는다. 한국사회를 가득 채운 헤이트 스피치는 심지어 세월호 유가족도 비껴가지 않는다. 혐오세력에게는 하루아침에 자식을 잃은 참담함을 호소하는 세월호 유가족도 나라를 망치는 불온한 세력일 뿐이다. 성소수자에서 평범한 상식을 가진 시민에게로, 혐오의 타깃이 점점 확장되어가는 한국사회의 헤이트 스피치를 끈질기게 좇는 카메라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그들의 광기어린 저주와 몸짓을 보며 묻지 않을수 없다. 과연 불온한 자는 누구인가? (이영주)

감독

  • 이영
    LEE Young
    불온한 당신 Troublers (2015) OUT (2007)
    이반검열 Lesbian Censorship In School 1 (2005)
    거북이 시스터즈 Turtle Sisters (2002)

용감한 기러기상

서른넷, 길 위에서
Thirty-four, On the Road

이선희, 김병철 LEE Sun-hee, KIM Byung-chul
  • Korea
  • 2015
  • 84min
  • DCP
  • Color

시놉시스

글쓰기 모임인‘이야기 조각보’에서 간사와 수강생으로 만난 서른 넷 동갑내기 문애린과 정진희. 노들야학당사자활동가인 문애린은 장애인 인권투쟁 현장에서는 물불 안 가리고 몸을 던지는 열혈투사이지만 정작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속내는 잘 드러내지 못하는 숙맥이고, 12살부터 시설에서 생활하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정진희는 자립을 꿈꾸지만 중증 장애인이 자립을 시도하기에 이 세상은 아직 험난한 장벽이다. 관성처럼 반복되는 투쟁의 현장이 때론 버겁고 외롭게 느껴지는 문애린과 더 늦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정진희의 고민은, ‘장애’여성이라는 ‘특별한’ 이름표를 붙이지 않더라도 ‘서른넷, 길 위에 서있는’
대다수 여성의 결코 ‘특별 하지 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영주)

감독

  • 이선희
    LEE Sun-hee
    서른 넷, 길 위에서 Thirty-four, on the road (2015)
  • 김병철
    KIM Byung-chul
    서른넷, 길위에서 Thirty-four, on the road (2015)

관객상

레드마리아2
Red Maria 2

경순 Kyung Soon
  • Korea
  • 2015
  • 120min
  • DCP
  • Color

시놉시스

경순 감독은 전작 <레드마리아>의 끝부분에서 우리사회는 아직 성노동자 여성들의 이야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 같다고 말한 적 있다. <레드마리아2>는 본격적으로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는’영화이고, 또 이제는 충분히 들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제안하는 영화다. 영화는 한국 및 일본의 성노동자 여성들의 이야기와, 이제 ‘위안부’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문제제기를 하는 한국과 일본 연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두 이야기를 교차편집하고 있다. 이 교차편집은 우리 안에 뿌리 깊게 남아있는 어떤 경계/차별(한국 여성과 일본 여성 및 강제로 끌려간 여성과 매춘 여성이라는 이분법)을 이제는 넘어서야 하지 않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위한 영화적 장치일 것이다. 한국사회에 고착되어 있는, 강제로 끌려간 순결한 여성이라는 위안부 희생자의 이미지는, 누군가를 그 희생자의 범주에서 배제시키고, 자신이 겪은 고통에 대해 말할 자격과 권리를 박탈하는 장치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은 현재의 성노동자 여성들이 요구하는 자격과 권리에 대한 호소를 들을 수 없게 하는 장치와 근본적으로 동일한 것은 아닐까?<레드마리아 2>는, 누군가에게는 침묵을 강요하고 또 누군가의 말은 들리지 않게 하는 뿌리 깊은 가부장제의 순결주의라는 이데올로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귀를 열고 온전히 듣기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영화다. (변성찬)

감독

  • 경순
    Kyung Soon
    레드마리아2 Red Maria 2 (2015)
    레드마리아 Red Maria (2011)
    쇼킹패밀리 Shocking Family (2006)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What Do People Live For (2003)
    애국자게임 Patriot Game (2001)
    민들레 Mindullae (1999)

청소년 경쟁

최우수상

시발.

홍다예 HONG Da-ye
  • Korea
  • 2014
  • 12min
  • DCP
  • Color

시놉시스

<시발.>은 고3 수험생이 맞닥뜨린 ‘영양가 없지만 잘해야만 하는’입시교육의 현주소를 여과 없이 담아내고 있다. 처음 카메라는 한 개인이 오로지 내신과 수능으로만 평가되는 폭력적인 입시 경쟁속에서 하나같이 불행하다고 입을 모으는 친구들의 모습을 담는다. ‘그렇지, 모두 힘들지’끄덕이며 카메라는 집으로 향한다. 줄 곧 딸의 성적을 걱정해 오던 엄마는 입시에 지친 딸에게 ‘왜 입시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한다. 그나마 사회에서 쉽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좋은 대학을 가야한다는 것. 딸은 엄마의 말을 차근히 되새겨보고는 엄마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답답하다. 현실을 이해하기에 답답하다. 딸이 받아들이기에 입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참 모순적이다. 입시 경쟁 속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고3들의 이야기는 비단 그들만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일반 기업에서의 정규직 취업이 공무원 시험만큼 힘든 것이 현실이라면 차라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겠다며 자발적으로 수험 생활을 택하는 이들. 팍팍한 사회임을 잘 알면서도, 또 잘 알기에 어쩔 수 없이 또 하나의 ‘입시’로 내몰리는 사람들. 우리 사회가 많은 이들을 숨 막히는 경쟁 속으로 내몰지는 않았는지….<시발.>은 이런 질문을 반문하게 하는 영화다.(성다은)

감독

  • 홍다예
    HONG Da-ye
    시발. We Didn’t Start the Fire (2014)
    18 18 (2013)

우수상

599.4km
599.4km

김묘인 KIM Myo-in
  • Korea
  • 2015
  • 6min
  • DCP
  • Color

시놉시스

전국이 하나의 큰 장례식장이 되어버린 작년 4월, 그 묵직한 슬픔을 추스릴 새 없이 언론은 경쟁적으로 더 자극적인 기사를 써 내려가기 바빴다. 어느새 사건엔 정치적인 색깔이 입혀졌고, 기사들은 세월호 사건을 그저 하나의 단순 사고로 치부했다. 오히려 유가족들에게‘유난 떤다’며 그들의 잘못인 양 떠들었다. 흘러가는 인스턴트 언론 속에서 어른들은 세월호 사건을 두고 말다툼하기 바빴고, 대개 사회 구성원들은 서로 남 탓을 하려고만 했다. 나중에는 피곤하다며 이야기 자체를 회피해 버리기 일쑤였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진압하는 경찰들 보다 어른들이 무서웠다’고 회상하는 감독은 작품 속에서 자연스레 자기고백을 이어나간다. 할머니를 통해 처음 ‘죽음’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마저도 실감이 안 나 할머니의 부재를 체감하고 마음으로 슬퍼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던 감독. 감독은 유가족들의 슬픔에 대해 너무나도 잘 공감한다. 또, 그와 동시에 공감한 슬픔을 밖으로 꺼내지 못 하게 하는 사회가 무섭다고 털어놓는다. 자신의 감정을 진솔하게 내비치면서도 점점 어른들과 닮아가는 것 같은 스스로가 더 무서워지고 있다고, 용기 있게 토로하는 감독의 모습은 우리에게 공감을 바탕으로 한 진실됨이 다큐멘터리의 미덕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조심스럽지만 용기 있고 단단한 고백은 긴 여운으로, 그 이상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성다은)

감독

  • 김묘인
    KIM Myo-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