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영상과 소리 중에서 무엇이 다른 하나를 규정하고 지배하는가, 혹은 무엇이 영화의 본질을 형성하는가 하는 것은 영화 미학의 오래되고도 주요한 화두이다. 물론 영화가 시각과 청각의 대위법적 상호작용에 의해 하나의 총체적 서사물을 만들고, 둘 중의 하나를 배제하고서는 영화로서 온전히 성립할 수 없으므로, 무엇이 우선이고 중요한가를 따지는 것은 어리석은 짓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애초의 전제인‘ 구조화된 ’서사를 부정한다면, 그리고 영상과 소리의 상호 작용이 분절된다면, 전통적 의미의 영화미학은 근원적 도전을 받게 된다. 현대음악이 전통의 음계 - 멜로디의 기본 생성 구조다! - 에 대한 문제제기에서 출발한다고 할 때, 현대음악이 실험영화와 만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본의 현대음악가 쿠준이 이 모호하고도 난감한 영화를 만든 것은 자연스럽다. 현대음악 중에서도 하우스 뮤직에 정통한 쿠준은 분절되고 왜곡된 이미지들, 맥락을 설정하지 않는 전개, 그리고 사이키 델릭과 전통적 멜로디가 혼재된 음악들을 결합시켜 새로운 장르의 영화를 시도한다. 몽환적인 술집의 흑백화면이 갑자기 음화 상태의 야간 결투장면으로 점프하고, 배우로서의 직업에 대해 진지한 인터뷰를 하는 평범한 실사화면이 이어지기도 한다. 사용되는 음악들도 굳이 ‘맥락’을 부여하지 않으며, 쓰나미가 훑고 간 도시의 거리를 거니는 장면도, 보는 이가 의당 기대하는 사회적 의미나 발언과 결부되지 않는다. 실제와 꿈, 상상, 연기 등이 뒤섞인, 모든 영화의 재료를 관통하는 그나마의 맥락이 있다면, 그 모든 재료들이 판타지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강석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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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준
KUJUN1971년 일본 가나가와 출생. 뮤지션이자 사운드 인스톨러, 드러머, DJ, 영화감독이다. 주요 관심사는 음악 작곡과 제작이며, 일본과 해외에서 드럼 연주자와 DJ로 활동한다. 또한 위오위오
사운드 레코드의 프로듀서이자 대표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그의 음악적 실험과 깊이 관련된 영화작업을 하고 있으며 <판타스틱 신드롬>은 첫 장편 영화다.
Fantastic Syndrome (2011)
Credits
- Director, Producer, Writer, Cinematographer, Editor, Sound KUJUN
- Music KUJUN, GO MAX Goda, JUNPEI Ando, GBRIAL
Distribution / World Sales
- Distribution / World Sales KUJUN
- E-mail kujun@abox7.so-net.ne.j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