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나이가 든다는 건 슬픈 일이다. 세상과 교감하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다른 이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 점점 더 힘들어진다. 그것은 일차적으로는 청력을 상실하기 때문이지만 더 중요하게는 누군가 다정하게 말하는 사람을 곁에 두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사람뿐 아니라 자연으로부터도 멀어지게 만든다. 파도소리, 산 위에서 부는 바람소리 등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풍경을 보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일도 여의치 않아 진다. 이런 저런 이유로 칠레의 한 요양원에서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게 된 노년의 삶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이런 쓸쓸함을 아주 사실적이지만 동시에 매우 시적으로 포착해낸다. 카메라 뒤에 서 있는 감독은 자신의 목소리를 최대한 감추고 요양원 에 있는 노인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기 위해 다이렉트 시네마의 방식을 취한다. 그러나 프레임 구성이나 편집은 연출자의 시선을 보여주기 위해 공들인 흔적인 역력하다. 한 컷 한 컷마다 노인들이 느끼고 있을 법한 외로움과 고립감이 그대로 베어 나오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을 조부모와 함께 보내면서 나이가 든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자연스 럽게 체득했다는 크리스티안 소토 감독은 현대 사회의 빠른 발전 속도로 인해 중심에서 완전히 밀려나버린 노인들의 자리를 세심하게 조명한다. 적막하기 이를 데 없는 요양원 에 울려 퍼지는 라디오 방송은 노인들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대변한다. 그래서 요양원에서 방송을 통해 노인들의 귀와 목소리 때로는 메신저 역할까지 맡아 대신했던 나이든 DJ 마저 자신의 심장수술로 마지막 방송이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릴 때 가슴이 먹먹해진다. 영화는 세상이나 가족으로부터 잊혀진다는 것, 늘 주변을 서성이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등의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사유하게 만든다. 지금 그들의 자리는 틀림없이 언젠가 우리의 자리가 될 것이므로 이 다큐멘터리는 소외된 ‘그들’에 관한 것이 아니 라 현재 ‘우리’ 사회와 ‘우리’ 삶의 방향 정립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지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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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리나 베르가라
Catalina VERGARA칠레 콘셉시온 출생. Duoc UC에서 영화예술을 전공하였으며, 졸업작품인 <사일 런트 위민>은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영화 <마지막 정거장>은 그녀가 감독 과 프로듀서를 맡은 작품이며, 현재 호세 루이스 토레스 레이바 감독의 <투 씨 앤 투 히얼>을 제작 중이다.
The Last Station (2012)
Silent Women (2004) -
크리스티안 소토
Cristian SOTO칠레 탈카우아노 출생. Duoc UC에서 촬영을 전공하였으며, 중요한 사회적 인물 이 노년기로 접어 들어가는 내용의 여러 작품들로 두각을 나타냈다. 졸업 작품 <미스트 패신저>로 많은 상을 수상을 했으며, 영화 <마지막 정거장>은 그의 첫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이다.
The Last Station (2012)
Mist passenger (2005)
Credits
- DIRECTOR Cristian SOTO, Catalina VERGARA
- PRODUCER Catalina VERGARA
- CINEMATOGRAPHER Cristian SOTO
- EDITOR Cristian SOTO, Catalina VERGARA
PRODUCTION COMPANY
- PRODUCTION COMPANY Globo Rojo Producciones
- Tel 56 9 96530493
- E-mail contacto@globorojofilm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