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B> 윤재호 감독 GV 기록

2017.03.22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 정기상영회 in 백석 메가박스
<마담B> 윤재호 감독 GV 기록


  • 일시: 3/15(수) 20:00
  • 장소: 백석 메가박스 테이블 M관
  • 진행: DMZ국제다큐영화제 프로그램팀 조정의민
  • 참석: 윤재호 감독

매월 셋째 주 수요일에 진행되는 DMZ국제다큐영화제 고양 정기상영회! 3월 15일 수요일 저녁 8시 백석 메가박스에서 <마담B> 상영 후, 윤재호 감독님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현장을 지금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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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의민(이하 조): 안녕하세요 저는 DMZ국제다큐영화제 조정의민이라고 합니다. 윤재호 감독님을 모시고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영화를 보시고 감독님께 질문하고 싶으신 질문이나 생각을 정리하실 동안 제가 한 두 가지 질문을 먼저 드리면서 GV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우선, 이 영화를 어떻게 준비하고 작업하시게 되었는지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윤재호 감독(이하 윤): 제가 2011년에서 2013년에 제작한 전작 <북한인들을 찾아서>라는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그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알게 된 브로커 분을 통해서 마담B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때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려고 계획한 건 아니었고 리서치를 하기 위해 중국에 가서 마담B를 만나게 되었는데 중국인 남편 분과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궁금한 게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 때부터 그 분의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조: 영화가 전주국제영화제,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상영되었을 뿐만 아니라 해외의 칸영화제, 취리히 영화제에서도 상영이 되고, 모스크바 영화제에서는 작품상을 수상하시게 되었는데요! 지금 프랑스에서도 전국 상영관에 개봉이 되어 15,000명 넘었다고 합니다. 해외에서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윤: <마담B>는 러시아, 스위스, 프랑스 영화제에서 상영이 되었고 일본에서도 여름에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관객들의 반응은 매우 흡사했습니다. 정치적인 배경이 깔려있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도 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거론되었는데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싸우는 여성, 엄마의 모습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히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조: 마담B는 이 영화를 보고 무슨 말씀을 해주시던가요?

윤: 전주국제영화제 상영 전에 컴퓨터로 영화를 보여드렸는데요. 영화를 보시면서 많이 웃으셨습니다. 부부 싸움 할 때 굉장히 많이 웃으시더라고요.(웃음) 그리고 저와 함께 긴 여정을 함께 했는데 영화가 너무 짧은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조: 중국에서 한국에 들어오는 과정을 같이 하셨는데, 영화에서도 드러났듯이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제일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었나요?

윤: 어려웠던 점은 많았습니다. 산을 넘을 때는 실제로 촬영을 하지 못했고 버스를 한 번 탔을 때도 내리고 싶어도 내릴 수 없는 상황이 있었는데 더 이상 되돌아갈 수 없는 길을 간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목적지는 딱 하나였죠. 저에게는 선택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하다 보니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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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혹시 관객 분들 중에 영화를 보시고 질문하실 분이 계시면 마이크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관객1: 영화 잘 봤습니다. 같은 여자 입장에서 보니까 마담B가 가족을 위해서 탈북을 하고
덕분에 가족들이 남한에 와있는데 왜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가족을 다시 이루지 않고 경제적 자유를 찾아서 중국으로 가려고 했는지 개인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윤: 제가 중국인 남편과 마담B의 모습을 보았을 때 두 분이 굉장히 좋아보였습니다. 마담B와 중국인 남편분과는 나이대도 비슷하고 남편분이 유머러스하시고 마담B의 억센 성격을 잘 받아줍니다. 그런 반면에 한국 남편 분은 좀 다른 분위기 다르죠. 그 분을 대신해서 얘기하기는 좀 곤란하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마담B가 중국 남편분과 있을 때 더 즐거워 보였습니다.

관객2: 영화 잘 봤습니다. 마담B는 중국인 남편과 사시나요?

윤: 지금 마담B는 서울 외곽에 바를 하나 차리고 독립을 하셨고 중국 가족과 한국 가족 어느 한 쪽을 선택하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바를 차려서 가끔 아들을 보고 독립하셔서 살고 있습니다.

조: 마담B가 중국 가족들에게 기다려달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마담B가 중국을 잠깐 다녀오셨다고는 했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정착을 하고 독립해서 돌아가지 않는 것에 대해 중국 가족들이 서운함을 가지진 않으신가요?

윤: 마담B가 얼마 전에 보름정도 중국에 가서 가족들을 보고 왔다고 하는데 들어보니 다시 한국에 돌아간다는 것에 대해 섭섭해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관객3: 감독님 영화 잘 봤습니다. 중간 부분에 나오는 아이의 내레이션이 인상 깊었는데요. 그 웅변 내레이션은 실제 웅변대회에서 가지고 오신 건가요? 아니면 영화를 위해서 아이에게 부탁을 하신건가요?

윤: 웅변 내레이션은 나라 사랑이라는 웅변대회입니다. 12살 여자아이가 한 웅변인데 2015년에 따오게 되었습니다.

관객4: 감독님의 전작도 새터민에 관한 내용이라고 하셨는데요. 특별히 이런 주제의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앞으로도 이런 영화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만드실 예정이신지 궁금합니다.

윤: 제가 관심이 있는 분야는 새터민이라기보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누구나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바람에서 영화를 만들게 되었고 이 영화를 보게 되면 씁쓸함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분단이라는 역사적인 배경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통해서 가족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으면 합니다.

관객4: 마담B의 북한 가족들에 대해서 질문하겠습니다. 마담B가 어떻게 아이들, 가족과 떨어져서 독립을 하게 되셨는지, 북한 식구들은 어디에서 살고 계신지,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윤: 제가 마담B의 마지막 결정에 대해서는 딱히 그 분의 입장에서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 추측하기로는 가족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로 결정하신 것 같습니다. 어느 한 쪽은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으니 독립을 하기로 결정하시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사실은 그 결정에 대해서 말을 꺼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분의 삶이기 때문에 그 결정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북한 가족 분들은 지금도 영화에 나오는 아파트에 여전히 살고 계십니다. 막내아들은 영화감독이 꿈입니다. 그래서 캐스팅 해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해주고 싶네요.

관객5: 좋은 영화 잘 봤습니다. 이 영화가 다큐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극영화보다 더 극적인 스토리잖아요. 가장 극적이었던 부분이 탈북 루트씬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긴박한 순간에 데이터 관리나 촬영 등 현실적으로 겪은 문제들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윤: 배터리는 많이 챙겨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 탈북 길은 5일 정도 걸리는데 그 당시에는 제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간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 시작부분에만 핸드폰이나 사진기로 촬영을 하다가 그 후로는 촬영을 하지 않고 진행하였습니다.

관객6: 화면에 담지 못해서 아쉬운 장면이 혹시 있으신가요?

윤: 아쉬웠다는 질문이 저에게는 참 묘하긴 하네요. 무엇이 아쉬웠을까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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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제가 마지막 질문을 드리고 상영회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마담B가 중국에 있을 때는 주도적이고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한국에 와서는 씁쓸한 모습들이 더 많이 보입니다. 지금 현재에 마담B가 독립을 하시고 나서는 옛날의 씩씩한 모습을 다시 찾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윤: 방콕에서 저희가 헤어지고 서울에서 다시 만나기까지는 10개월이 걸렸습니다. 저는 태국에서 제 나름의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1년 후에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그 때 마담B는 힘도 없어 보이고 살도 많이 빠져계시더라고요. 그 때 기분이 참 씁쓸하더라고요. 저희들의 시각으로 봤을 때는 그분의 삶이 충격적이고 이해가 안 될 수도 있겠지만 그 분과 중국 가족의 시각으로 봤을 때는 그들이 즐거울 수도 있었겠죠. 그래서인지 한국에 와서는 좋은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힘들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영화를 찍으면서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한국 사회가 많은 모순이 남아있어서 마담B의 저한테 했던 질문이 와 닿았어요. 이렇게 고생해서 한국에 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중국에 있을 때가 좋았었던 것 같다… 굉장히 씁쓸했죠.

관객7: 마담B의 대사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내가 이렇게 변할지 몰랐다.’ 라는 대사가 있는데요. 영화상으로는 다시 중국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는데 감독님 말씀을 들어보니 지금도 한국에 사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의문이 들더라고요. 마담B가 생각했던 전환점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윤: 마담B가 한국에 와서 이루고자 하는 것은 일을 하면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살면서 지내는 소박한 꿈입니다. 하지만 그 꿈은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왜 이루어지지 못할까 자신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 말 하는 것은 왜 나는 북에서도 힘들고 여기서도 힘든 것인가 라는 것을 의미하는 질문일 수도 있어요. 실제도 마담B가 갈등을 할 때 촬영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조: 네 답변 감사합니다. 늦은 시간까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는 매달 이 곳 백석 메가박스에서 정기상영회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다음 달에는 그녀들의 점심시간이라는 영화 준비되어 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리고, 9월 21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도 이곳에서 진행이 될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상영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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