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포럼] 일본군 위안부: 기록과 기억(사이)

201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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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시
    9월 26일(월) 16:00
  • 장소
    메가박스 백석 7관
  • 사회
    김신현경(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기획위원, 문화기획집단 영희야 놀자 멤버)
  • 패널
    윤명숙(상해사범대 중국‘위안부’문제 연구센터 객원 연구원, 『조선인 군위안부와 일본군 위안소제도』 저자), 박수남(<침묵> 감독), 도이 토시쿠니(<기억과 함께 산다> 감독), 궈 커 (<22> 감독), 경순(<레드마리아2> 감독)

 

26일(월) 메가박스 백석점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포럼이 진행되었다. 특별기획으로 상영 중인 세 편의 영화(침묵, 기억과 함께 산다, 22)의 감독님들과 <레드마리아2>의 경순 감독님이 패널로 참여하여 일본군 위안부가 아시아 각국의 경계를 가로질러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포럼을 통해 관객들이 일본군 위안부의 지난 상처와 기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신현경: 이 자리는 우리가 다큐멘터리로서 이 이슈를 어떻게 기억 할 것인지 함께 얘기 나누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특히 평화와 소통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이 축제에서 논의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먼저 ‘일본군 위안부 재현과 다큐-기록물로서의 객관과 공감’이라는 주제로 상영한 8편의 영화에 대해 윤명숙 선생님께서 이야기 해주시겠습니다.

 

윤명숙(상해사범대 중국‘위안부’문제 연구센터 객원 연구원)
윤명숙(상해사범대 중국‘위안부’문제 연구센터 객원 연구원)

 

윤명숙: 저희가 피해자의 피해증언 보도는 꽤 많이 접해왔지만 2010년 이후가 되면 피해에 집중하지 않고 피해자의 삶이라던가 생존자들의 치유에 관한 다큐가 만들어집니다. 한국에서는 조선인 군위안부와 관련해서 공창인지 아닌지가 일본과의 국가책임과 연관되어서 큰 이슈가 되었었죠. 90년대 초 제기된 이슈는 위안소 제도에 일본 국가 책임이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위안부는 공창과 다르기 때문에 성노예다 라는 주장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2000년대 이후에는 공창 역시 성노예라는 인식으로 확대가 되는데, 다들 아시다시피 90년 대 말부터 국가 책임을 묻는 정신대라고 하는 용어로 문제제기가 되었죠.

91년 김학순 할머님의 기자회견과 운동에 힘을 입어 대만에서도 92년 첫 증언자가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본인을 드러내지 못하고 커튼 뒤에서 얘기해야 했던 이유는 아시아의 모든 피해자분들께 공통적으로 있던 사회에 뿌리 깊은 순결이데올로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위안부를 노동이라고 볼 때 그것은 성 착취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듯합니다. 특히 <레드마리아2>에서는 매춘을 노동으로 보고 성노동자의 자기성적결정권을 인정하자는 주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매춘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차별인식을 없애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일국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서 각국 사회인식에 따라 말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상호교류를 통해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신현경: 여러 이슈를 제기 해주셨는데요, 일국적 시각에서 벗어나서 일본군 위안부를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을 감독님들과 나눠보고 싶습니다. 일단 감독님들께 이 문제를 어떻게 기록하시려 하셨고, 왜 다큐멘터리를 선택하셨는지 등을 들어보겠습니다.

 

 도이 토시쿠니 감독
<기억과 함께 산다> 도이 토시쿠니 감독

 

도이: 가해자들의 역사에 대해 쭉 관심을 가져왔고, 한국의 피해자들을 만나기 위해 여러 번 취재를 갔습니다. 저는 일본의 저널리스트로서 가해국가의 가해내용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기록이라는 것입니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고유명사로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신과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전달하는 것이죠. 인간은 자신의 피해를 전달 할 때는 그것의 아픔을 생생하게 전달하지만 가해자일 때는 그렇지 못한 것 입니다. 저는 당신과 똑같은 사람이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박수남: 저는 기록할 때 똑같은 축에 놓인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려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모든 이야기를 믿지는 않습니다. 사람에 따라 같은 체험이라도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영상기록이 한계가 있다는 것을 <침묵>을 찍으며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이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민족반역자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너무 힘든 작업이었고 만드는 과정자체가 전투였고 전쟁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역사를 아무것도 몰랐던 제가, 버림받고 묻혀있는 역사의 진실을 파내고 하늘아래 명백히 밝히면서 저 자신이 잃었던 역사를 획득한 것 같았습니다.

김신현경: 다른 감독님들도 덧붙이고 싶으신 말씀이나, 작품이 사회에서 어떤 이슈를 제기하는지 이야기 들어볼게요.

궈커: 기자들이 보도하는 것은 포괄적이고 전문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는데, 저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기자가 보지 못하는 분야까지 객관적으로 나타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지금 중국의 관중들은 위안부가 당시에 어떻게 생활했는지 알고 싶어 하지만, 이 주제에 대해 영화를 제작하면 수익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에 방영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남경대학살기념관과 중국위안부연구센터도움을 받아 정식 영화관에서도 상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순 감독
<레드마리아2> 경순 감독

 

경순: 저는 <기억과 함께 산다> 라는 영화를 보면서 같은 시기를 찍었던 영화가 어떤 다른 결과를 보이는지가 흥미로웠습니다. 제 영화는 위안부문제를 많이 알려야한다, 사죄를 받아야한다는 목적에서 다른 출발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20년 넘게 위안부 문제가 얘기되면서 기억이 소거되고 말살될 것을 염려하지만 전 국민이 한 목소리로 안타까움과 연고를 보여주기 때문에 그럴 문제는 없다고 봐요. 다른 접근이라고 했던 것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 우리가 기억하는 것과 다른 것들이 점점 더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순결과 수치에 대한 얘기를 할머니들이 왜 50년 동안 말씀 하실 수 없었는지는 일본의 사죄 하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신문기사를 통해 전해 듣는 것으로는 이중삼중의 고통에 대해서 접근하기가 힘들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성노동자들과 위안부이야기를 다룬 것도 우리나라에서 매춘부라고 하면 그들을 피해자화 하는 것이 위안부 성 노동자뿐만 아니라 여성전반에 대한 인식이 누적되어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김신현경: 이 기억들을 잊지는 않겠지만 어떻게 기억할지가 중요해지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 자리를 영화를 직접 보신 분들이 같이 채워 나가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관객: 영화의 제목을 어떻게 짓게 되었는지 모든 감독님들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특히 도이 감독님은 기억들과 함께 산다는 것을 어떤 방식으로 기록할지 고민이 있으셨을 것 같고, 경순감독님께 <레드마리아>는 나인지 아니면 사람들을 해석하는 방식인지 이 상징적인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하는지 듣고 싶습니다.

 

 궈 커 감독
궈 커 감독

 

궈커: 제가 처음에 영화를 만들려고 했던 당시 피해자 분들이 32명이셨기 때문에 무조건 제목을 32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나 2014년에 영화를 제작하려보니 22명밖에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22>라는 제목을 짓게 되었는데, 일부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고 매력적이지 않다고 합니다. 저는 제목을 간단하게 숫자로 나타내었고 포스터에는 컴퓨터의 가장 쉬운 글자체로 나타 내었는데요, 아무런 감정이 없어 보이지만 엄청난 감정들을 담고 있습니다.

도이: 인생이라는 주관 속에서 그 사람의 체험과 의견이 증언이 되는 것인데, 그것에 대한 객관성을 논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는 기억의 객관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고 저널리스트로서 기록을 해나갔습니다. 저희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고통을 전달할 때 어떤 체험을 했고 어떤 상황 속에서 성노예로 지냈는지는 전달할 수 있지만 아픔을 전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아픔을 짊어지고 사는 50년. 우리가 잊기 쉬운 부분을 영화를 통해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경순: 마리아로 상징화되는 여성상에 대해 다른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제목을 짓게 되었습니다. <레드마리아1> 여성의 노동이 중점이었고, <레드마리아2>는 그 연장선상에서 몸에 대한 낙인이라는 부분이 문제의식으로 있었기 때문에 제목을 연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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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남: 저는 침묵이야말로 그 안에 진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할머니들에게 하루에 몇 명을 상대했느냐, 어떤 환경 속에서 생활을 했는지에 관한 질문은 삼가 주셨으면 합니다. 그것은 할머니들을 모욕하고 부끄럽게 만드는 질문입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위해서 침묵이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침묵>에 대해서는 이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저도 침묵에 빠지겠습니다.(웃음)

김신현경: 장시간 동안 해온 이야기들을 마무리해야하는 시점입니다. 이런 포럼이 자주 마련되어서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라면서 박수남 감독님께서 다큐멘터리를 혁명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이 혁명의 시작인 포럼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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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홍보마케팅팀 자원활동가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1학년

김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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