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쟁
올해 국제경쟁 부문에서는 8편의 장편과 6편의 단편을 선보인다. 전쟁으로 신음하는 아프가니스탄, 혁명의 물결이 이는 시리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장벽을 넘으려는 난민들로 가득 찬 스페인, 개발에 저항해 원주민의 삶을 지키려는 페루 등 자유와 평화를 향한 세계 곳곳의 도전을 만날 수 있다. 침묵 속에 묻혀진, 기억 속에서 잊혀진 역사를 불러오려는 시도들 또한 DMZ국제다큐영화제가 주목하는 작품들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독일과 2000년대 초반 유고슬라비아에서 일어난 학살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는 작품들은 전쟁과 폭력, 파시즘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흥미로운 인물과 주제, 형식을 시도하는 장편 다큐와 함께 올해부터는 심도 깊은 이슈와 작품성을 두루 갖춘 단편 다큐를 국제경쟁에 소개한다.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단편 다큐멘터리의 맛과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점프 Those Who Jump
아부 바카 시디베, 모리츠 시버트, 에스테판 바그너 Abou Bakar Sidibé, Moritz Siebert, Estephan Wagner Denmark201682minDCPColor
Denmarkㅣ2016ㅣ82minㅣDCPㅣColor

아프리카에 있는 스페인령 멜리야에는 난민의 유입을 막기 위한 철제장벽이 설치되어있다. 말리와 카메룬, 리비아 출신 난민들은 모로코와 스페인 국경 경비대의 감시망을 뚫고 국경을 넘기 위해 6미터 높이의 철책에 오른다. 유럽에서의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일 년이 넘도록 이 장벽을 넘을 기회를 노리는 말리 출신의 아부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누군가는 철책을 넘지 못한 채 고향으로 되돌아가지만, 이 상황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아부의 결심은 더욱 확고해진다.
- 2016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에큐메니컬 심사위원상 수상
어느 독일인의 삶 A German Life
크리스티앙 크로네, 올라프 뮐러, 롤랜드 쇼르투퍼, 플로리안 와이겐즈미어 Christian Krönes, Olaf Müller, Roland Schrotthofer, Florian Weigensamer
Austriaㅣ2016 ㅣ113minㅣDCPㅣB&WㅣAsian Premiere

나치의 선전장관 이었던 조셉 괴벨스의 개인 비서 및 속기사로 일했던 브룬힐데 폼셀은 이제 105세이다. 언제나 본인 스스로가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는 인물이라고 말하지만, 그녀의 인생은 20세기의 주요 역사적 격변기와 그 이후 독일인의 삶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전쟁과 파시즘의 위협을 오래전에 극복했다고 믿고 있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이것이 사람들의 착각일 수도 있음을 보여 준다.
- 2016 36 센프란시스코 유대인영화제
- 2016 예루살렘영화제
- 2016 뮌헨국제영화제
- 2016 스위스니옹국제영화제 Visions du Réel
그레이스 오브 갓 Grace of God
크리스티앙 로줌피에르 Kristjan Loðmfjörð
Iceland, Polandㅣ2015ㅣ43minㅣDCPㅣColorㅣAsian Premiere

영화는 자신이 길렀던 동물 혹은 가축과 깊은 우정, 교감을 나누었던 열 세명의 경험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주인을 구하기 위해 본능과 기지를 사용하는 동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위해 이들을 죽여야 하는 인간의 이야기는 인간과 가축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울림있게 담아낸다. 동물인 동시에 사랑받는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 2015 아이스란드다큐멘터리영화제
- 2015 코펜하겐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아시아경쟁
DMZ국제다큐영화제에 아시아경쟁이 신설된 지 두 번째 해인 올해는 좀더 다양한 국가의 아시아 다큐멘터리를 만나볼 수 있다. 평소에 접하기 힘든 아시아 다큐들을 통해 아시아 각국의 다양한 이슈에 대한 지도를 그리는 것과 함께 동시대 아시아인들이 직면한 문제를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시아의 중요한 정치적 의제들과 빈곤, 도시화, 재개발 등 급속한 근대화에 놓여진 동시대 아시아의 모습과, 노란우산, 해바라기운동 등 최근의 민주화 투쟁으로 고무된 대만과 홍콩 젊은 세대들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특히 제작지원을 통해 완성된 캄보디아, 베트남, 홍콩의 다큐멘터리 3편은 아시아로 지원 대상을 확대해온 DMZ국제다큐영화제 제작지원 프로그램의 결실이다. 아시아경쟁에 소개되는 7편의 장편과 2편의 단편 다큐를 통해 ‘아시아 다큐멘터리’ 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붉은 옷 Red Clothes
찬 리다 Chan Lida
Cambodiaㅣ2016ㅣ65minㅣDCPㅣColorㅣWorld Premiere

캄보디아 섬유산업의 중심지인 프놈펜 교외, 젊은 노동자 티 소파니트는 아내와 5살 난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농촌 지역인 캄퐁츠낭에서 농사를 짓던 그는 유명 브랜드 의류를 제조하는 공장에 취직하지만 그가 버는 수입은 겨우 굶어 죽지 않을 만큼의 낮은 임금이다. 더 나은 노동조건과 임금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한 소파니트는 경찰의 총알에 맞아 부상을 당하고, 캄보디아 의류 노동자들의 투쟁은 점차 격렬해진다.
선장 솔레이만 Skipper Soleiman
사닷 알리 사이드 푸어 Sa’adat ali Saeed Pour
Iranㅣ2015ㅣ25minㅣDCPㅣColorㅣWorld Premiere

이란 북서부 지방에 있는 우르미아 호는 중동에서 가장 큰 호수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염호이다. 하지만 지금은 수량이 5%로 줄어들어, 거대한 소금 밭이 되었다. 우르미아 호를 오가던 배들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소금밭에 정착해있다. 노아의 방주라 불리던 배를 운항하던 솔레이만은 배를 몰 수 없게 된 지금,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지만 때때로 부는 소금 폭풍에 그마저도 쉽지 않고, 매일매일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배 주위를 서성인다.
한국경쟁
역대 최다 편수 출품을 기록하며 한국 다큐멘터리의 상승세를 보여준 올해 한국경쟁 부문에는 내용과 형식 면에서 다양한 한국 다큐멘터리가 포진되어 있다. 특히 올해에는 오랜 시간 작업 기간을 거쳐 첫 선을 보이는 중견 감독의 신작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자신의 투쟁을 기록하기 위해 직접 카메라를 든 노동자, 이스라엘 점령 하에서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민중의 삶, 가족의 시선으로 바라본 쌍용자동차 투쟁과 용산 참사 철거민, 재개발의 여파 때문에 주변부로 밀려나는 사람들, 핵마피아와의 싸움을 선언한 평범한 시민, 공적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소리꾼 등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혹은 밀려나는 주변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주목 받지 못하는, 외면당하거나 잊혀진 목소리에 주목하는 한국 다큐멘터리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대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핵마피아 The Nuclear Mafia
김환태 Kim Hwan-tae
Koreaㅣ2016ㅣ115minㅣDCPㅣColor

‘핵마피아’를 만나기 위한 시민 탐정들의 용감한 여정이 시작된다.
안녕 히어로 Good Bye My Hero
한영희 Han Young-hee
Koreaㅣ2016ㅣ108minㅣDCPㅣColorㅣWorld Premiere

14살 현우가 오랜만에 집에 온 아빠와 생활기록부를 쓰고 있다. 가장 난감한 부분은 아빠의 직업란이다. 현우의 아빠는 쌍용 자동차에서 해고된 후 복직투쟁을 하고 있다. 사람들 앞에 나서서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말해야 하는 아빠를 바라보는 현우의 심정은 복잡하다. 아빠가 복직이 되면 좋겠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상황은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다. 왜 아빠는 결과도 없이 그렇게 힘든 일을 하는 걸까? 왜 이렇게 아빠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걸까?
청소년경쟁
DMZ국제다큐영화제만의 특색 있는 부문인 청소년경쟁은 올해에도 청소년들의 고민과 재기발랄한 시각이 담긴 6편의 단편 다큐멘터리를 선보인다. 가족과 우정 등 일상적으로 겪는 평범한 이야기에서부터 입시와 진로, 진학 등 청소년들만의 고민이 담긴 다큐는 물론, 청소년의 선거권, 독립, 우정과 사랑의 경계 등 다루고 있는 소재와 주제의 폭이 상당히 넓어졌다. 특히 올해에는 소재의 다양성은 물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감독이 주제에 대한 질문을 구체화하는 과정, 자기 언어로 소화하고 관객들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태도에 주목해 작품을 선정했다. 때로는 일상의 관찰과 기록의 도구로, 때로는 탐색과 표현의 도구로 카메라를 활용하며 자신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독특하고 용감한 청소년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엄마의 상자 Mom’s Shabby Box
허윤 Heo Yun
Koreaㅣ2016ㅣ14minㅣDCPㅣColorㅣWorld Premiere

생애 첫 번째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나의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다가 엄마의 오래된 상자를 발견했다. 거기서 엄마와 친구들이 30년 전에 작성한 설문지를 본 나는 설문지 속 주인공들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엄마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청소년들의 꿈과 꿈을 이루는 과정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9와 0 사이 Between 9 and 0
김수민 Kim Su-min
Koreaㅣ2015ㅣ10minㅣDCPㅣColor

20살에 독립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나는 이제 19살이다. 독립이 바로 눈 앞에 있지만, 이대로는 20살에 독립을 하지 못할 것 같다. 자신의 몫을 다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나는 자신의 몫을 찾기 위해 여러 행동을 한다. 뿌듯함도 느끼고 현실의 벽도 느끼면서, 혼란에 빠진다. 진짜 독립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