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워킹데이> 6월 고양 정기상영회 관객과의 대화(GV) 기록

201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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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DMZ국제다큐영화제 상영작  <홀리워킹데이>  

 

6월달 고양정기 상영회 관객과의 대화(GV) 기

일시: 2016년 6월 22일(수) 오후 8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

참석: 이희원 감독 

진행: 문일주 DMZ국제다큐영화제 프로그램 총괄 매니저

 

 


 

문일주 DMZ국제다큐영화제 프로그램팀 총괄 매니저(이하 문) : 안녕하세요. 저는 DMZ국제다큐영화제 프로그램팀 문일주라고 합니다. 오늘 <홀리워킹데이> 잘 보셨는지요. 감독님을 모시고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겠습니다. (웃음)

 

이희원 감독(이하 이) : 안녕하세요. <홀리워킹데이>를 만든 이희원입니다. 젊은 친구들이 와서 앉아계실 줄 알았는데 어머님들이 계셔서 굉장히 겸손해집니다. ㅎㅎ

 


 

: 저도 영화를 같이 봤는데요. 저도 개인적으로 해외체류를 하고 있을 때 힘들었던 사연이 있었습니다. 여기 오신 분들께서 젊은 세대들, 청년들이 겪고 있는 상황이나 현실에 대해서 알아가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독님의 영화나 등장인물 혹은 영화에 대한 질문이 있으시면 자유롭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질문이 아니더라도 간단한 소감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해주셔도 됩니다.

 

: 없으시면 제가 먼저 질문을 하겠습니다. 영화 연출을 보면 어쿠스틱 음악과 아기자기한 그래픽 디자인, 그리고 프레쉬한 감정을 표현한 부분이 있는데요, 이런 것들을 처음부터 계획을 하신 건지 아니면 중간에 생각을 하시게 된 것인지 궁금하였습니다.

 

: 이 영화는 당연히 젊은 분들이 볼 것이라고 생각하고 애초에 기획을 했던 작품이라서 처음부터 음악이나 스타일이 레퍼런스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촬영하기 위해 후반 작업을 하면서 작업자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그리고 저는 이런 그래픽 디자인 감성이 신선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작업을 하실 때 그래픽 아티스트를 따로 두셔서 그 작업자 분들께 전달을 하셨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디테일하게 구상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처음에 제가 편집 구상을 하고 꼭 그림으로 설명해야 할 부분을 머릿속으로 그려서 작업자 분께 디렉션을 주는 편입니다.

 


 

관객: 원래 영화를 제작하려고 계획을 하신건지 아니면 워킹홀리데이를 가셔서 찍게 되신 건지 궁금합니다.

 

: 저는 영화를 찍을 생각도 없었고 워킹홀리데이에는 더더욱 관심이 없었습니다. 인턴쉽을 갈 수 있는 비자가 워킹홀리데이를 갈 수 있는 비자가 있었던 거죠 그래서 워킹홀리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근데 갔더니 너무 심심한거에요 제가 한국에서는 투잡 쓰리잡까지 하면서 바쁘게 살다가 막상 가보니 할 것이 없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주변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왜 이렇게 많은 청년들이 호주로 오는 것이지? 왜 해외까지 나와서 알바를 하는 거지?“라는 궁금증으로 시작해서 자료조사를 하게 되었고 그것이 영화로 발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관객 : 호주에서 진행 된 총 제작 기간이 얼마나 되나요?

 

: 저는 2월 초에 인턴쉽을 가서 한 달 정도는 아무것도 안하고 지내다가 한 달이 지난 시점정도부터 스케치를 시작하면서 계획안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 조연출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가 자료조사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근데 사실 제가 이야기의 줄거리를 만들다 보니까 객관적인 정보성과 감정적인 부분을 나눠야 할 부분이 있었는데요. 정보는 굉장히 광대하고 어떤 이야기의 줄거리를 가져가느냐에 따라서 이야기가 많이 바뀌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고민하는데 시간을 많이 들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총 9개월에서 10개월 정도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관객 : 저는 한국의 청년들이 일을 하고 싶어도 할 곳이 없어서 꿈을 안고 가는 곳이 워킹홀리데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영화에 나온 워킹홀리데이는 오히려 그 반대의 모습으로 그려진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감독님께서 이 영화를 만든 의도가 청년들에게 이런 일상도 있다고 보여주는 것보다 해소적인 부분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것들이 없다는 것이 좀 아쉽습니다.

 

: 네 그런 부분도 있는데요. 사실은 실제보다 훨씬 더 비참하거든요 근데 자신의 과거는 어떻게든 미화를 하려는 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이기 때문에 저희도 그렇게 힘들었어도 돌아오니 좋은 것들만 기억하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누군가에게 좋은 이야기만을 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었습니다. 훨씬 더 안 좋은 일들, 부당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좋은 일들만 기억을 하려고 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었습니다. 처음 영화가 나왔을 때는 영화가 지금보다 더 드라이하고 씨니컬하고 차가웠는데 몇 번의 편집을 거치면서 더 가벼워진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워킹홀리데이를 직접 갔다 온 20대 청년들은 이 영화를 보면 무조건 웁니다. 워킹홀리데이를 갔다 온 사람들은 그래 저게 사실이지하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이제 워킹홀리데이를 가려고 하는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나는 갈거야. 그래도 한국보다 나으니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30-40대가 느끼는 감정과 20-30대 청년들이 느끼는 감정은 완전히 위치가 다릅니다. 그래서 제가 같이 작업했던 사람들이 다 청년들인데 이 영화를 보고 한결같이 이야기 하는 것은 쟤들은 떠나라도 봤지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슬퍼하시는 분들은 30-40대분들이라는 것에 대해서 놀랍기도 했고 저 또한 만들면서 물론 힘들었지만 그런 지점이 시사점이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 한국사회가 지금 헬조선이라고 불리면서 공감을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이 작품에서의 청년들이 꿈을 안고 해외로 가서 잠시라도 헬조선을 탈출을 했습니다. 하지만 헬조선보다 심한 파리지옥이 기다리고 있는 거죠. 그것보다 더 심한 임금체불 문제에도 시달려야 하는 거죠. 이런 현실을 낱낱이 청년의 시각으로, 청년의 목소리로 그려냈다는 그 자체가 소중한 목소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청년들은 일자리도 없고 치열하게 밟고 올라서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는데 그 속에서 아무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영화들이 앞으로도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관객 : 남자 주인공 종대는 분이 돈에 대한 얘기를 하잖아요. 결론적으로 결국 얼마를 모아서 떠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 못 모았습니다. 개털이 되었습니다.ㅎㅎ 그 친구는 중간에 떠나잖아요. 그 전에 저희랑 만나기 전에 사과 농장에서 돈을 좀 번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아마 그 돈으로 연수를 가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관객 : 근데 왜 청년들이 호주로 많이 가나요?

 

: 일단 비자 받기가 쉽습니다. 호주는 비자 받기도 쉽고 영어권이고 시급도 제일 높은 축에 끼기도 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많은 청년들이 찾고 있죠.

 

관객 : 임금을 못 받았잖아요. 그런 것에 대한 보호 장치가 없나요?

 

: 실제로 중간에서 돈을 떼먹는 경우, 잠수를 타면 끝인 것 같습니다.

 

관객 : 그러면 가지전에 그것에 대응할 수 있는 보험 같은 여러 가지 방법은 없나요? 신변 문제도 많은 것 같고요

 

: 여행자 보험에서는 그런 것들을 보상해주지 않습니다. 신변 문제에 대해서는 영화를 통해서 이런 현실을 알리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제가 영화를 찍는 3-4개월 동안에 3-4명이 죽었어요. 새벽에 집을 들어가다가 호주 남자가 둔기로 때려서 죽임을 당한 적이 있고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길가다가 치여서 죽기도 하고이런 경우가 몇 개월 만에 여러 번이 터지는데 아무도 이런 현실에 주목해주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영화를 더 세고 시니컬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최대한 라이트하게 가면서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마음도 커서 타협점을 찾게 되었습니다.

 

관객 : 혹시 이 영화를 호주 사람이 본 적이 있나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가 국제적으로 공공연하게 드러나고 있는데, 그런 것에 대한 이야기를 따로 없으셨나요?

 

: 네 있습니다. 영화제에서 호주의 방송국에 있는 분을 알게 되었는데요. 사실 이런 일들은 워낙에 호주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서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것들이 신선하고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진 않습니다. 다큐멘터리가 이런 문제점에 대해서 노동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있을 뿐이지, 다른 코멘트는 없었습니다.

 

: 다음 작품 계획이 혹시 있으신가요?

 

: 다음 작품 계획 전혀 없습니다. ^^ 영화제에 가서 어느 정도 성과는 있긴 했었지만 사실 이 영화는 저의 20대를 마무리하는 작품이고, 제가 이 영화와 함께 커왔기 때문에 이 영화만을 마무리 해야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달려왔습니다. 저에게 다음이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 한국사회에서 청년들이 처한 환경이 한국을 떠난다고 해서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고, 무한 경쟁에서 계속 살아남아야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영화 속에 나오는 친구들이 울면서 친구들에게 네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느낀 건 이런 문제점들이 누군가 나타나서 해결책을 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런 현실에 처해있는 청년들끼리 서로 연대를 하고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동체를 형성하고 이런 생각을 하지 않으셨을까 궁금했습니다.

 

: 네 저희가 버틸 수 있었던 건 딱 하나였어요. 저희는 가족 같은 사이가 되었지만 원래는 4명의 캐릭터가 각자 너무 다른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버텨나가는 일상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라고 생각을 하면 결론은 우리 안의 연대가 제일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 : 지인이 워홀을 하겠다고 하면 찬성을 하실지 반대를 하실지 궁금합니다.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경험할 만한 일인가요?

 

: 이 질문은 매번 GV를 할 때마다 나오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질문에 대해서 방향성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사실은 각자가 겪는 경험은 객관성을 가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각자의 역사에서 어떤 주관을 가지고 살아가느냐가 중요한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워킹홀리데이는 즐길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솔직한 말을 드리자면 왜 청년들이 한국에서 살고 있지? 당장 탈출해서 다시는 안 돌아왔으면 좋겠는데…….늘 이런 마음을 품고 영화를 굉장히 시니컬하고 차갑게 만들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사실 제 생각에는 젊은 사람들에게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다 견딜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정서적인 부분이나 정체성과 관련해서 자신의 본질을 알아가는 측면에서는 좋을 수도 있고 싫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저의 경험으로 비춰봤을 때는 워킹홀리데이가 됐건 뭐가 됐건 자신의 정체성을 뿌리 뽑혀서 이런 기관을 벗어난 곳에서 경험을 하는 것은 돈 주고도 해볼 수 있는 경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만 오로지 혼자 있어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관객 : 감독님의 영화에서 나는 나를 구원해야한다라는 한마디가 마음에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그런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건 자신뿐이다.”라는 말에서 강함을 느꼈고 희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이 영화가 저를 구원한 것은 사실입니다. ㅎㅎ

 

: 네 그럼 더 이상 질문이 없으시면 상영회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정기상영회를 위해서 자리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홀리워킹데이>630일에 개봉 예정에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DMZ국제다큐영화제는 922일부터 29일까지 총 7일간 진행되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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