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제주도 4〮3항쟁 전후 오사카로 이주한 부모와의 화해를 원하는 재일조선인 2세 김임만. 연좌제를 피해 동경으로 이주했던 아버지를 원망하며 북에 보내진 여동생과 그 가족들 뒷바라지로 살아온 일흔의 재일조선인 2세 박철웅. 일본의 침략전쟁 고발과 재일조선인 인권운동에 평생을 헌신한 여든 한 살 할머니 박수남과 그녀의 딸 박마의 역시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간다. 영화는 이들의 역사와 현재의 기록을 통해 ‘국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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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Mun Jeong-hyun붕괴 (2014)
경계 (2014)
가면놀이 (2012)
허벌란이야기 (2011)
용산 (2010)2007년 가족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할매꽃>(2007)을 제작했다. 영화 <할매꽃>은 내 외가의 이야기를 통해 해방과 전쟁을 통해 남과 북 일본으로 이산된 가족들, 그리고 반공이데올로기로 힘들게 살아왔던 가족의 이야기였다. 2009년 개봉 후부터 7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오히려 국가와 이데올로기는 개인에게 혹은 집단에게 가혹한 폭력을 가한다. 이산된 가족은 무시되고 다양한 생각들은 존재할 수 없으며 그 자리를 서슬 퍼런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 국가 이데올로기는 그 무엇도 책임지지 않고 오히려 갈등과 반목을 야기 시킬 뿐이다.
국가, 민족이라는 틈입할 수 없는 이 성역에 대해 질문하고 싶었다. 일제강점기와 침략전쟁의 역사, 해방과 한국전쟁 그리고 조국분단, 연장된 차별이라는 강제된 상황의 피해자로서, 오늘을 계속 살아가고 있는 재일조선인들을 통해 민족/국민국가의 이름으로 또 다른 폭력을 자행/묵인하고 있는 나,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었다.
리뷰
문정현 감독의 가족사에 스며들어 있는 한국사의 비극은 비단 상대-중대, 하대라는 마을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이산자>는 <할매꽃>으로부터 10년이 지난 후에 공개되지만, 그사이 찢어지고 갈라진 채로 살아가야 하는 이산가족은 더욱 많아졌다. ‘철웅 삼촌’과 친척들과의 만남, 재일조선인 ‘김임만 감독’이 ‘박수남 선생’을 찾아가고 어머니의 고향인 제주를 찾는 곳곳에 탈북자 가족과 남북 이산가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관한 이야기가 서로를 마주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이토록 많은 가족이 비밀을 품고 살아가고 있으며 말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 침묵을 안고 떠돌고 있음을 기록하기 위해 이동하고 증언을 듣기 위해 길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산자>의 카메라는 중국에서 바라본 북한의 눈 내리는 모습, 죽음이나 슬픔과 무관하게 흐르는 바다의 물살, 분주히 작업 중인 항구의 노동자들, 가마가사키 지역의 일용직 노동자의 행렬을 오래도록 응시한다. 제주 4.3 사건을 피해서, 해방 후 좌익 탄압을 피해서, 강제징용을 당해서, 위안부로 끌려가서, 체제로부터 이탈해서 고향을 떠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얼굴을 바라보는 시간 위로 역사가 머물고 있다. 문정현이 끈질기게 붙들고 있는 이산의 시간과 그로 인한 고통과 상실, 헤어짐과 죽음을 겪은 주름살에 번지는 눈물, 울먹이는 목소리, 끝맺지 못한 말 앞에 슬퍼할지언정 무력해지는 우리들이 아니기를. [박인호]
Credits
- Director, Editor Mun Jeong-hyun
- Producer Lee Jin-sook
- Cinematographer Shin Im-ho
- Music Yoon Sung-hye
- Sound Pyo Yong-soo
Contribution & World Sales
- Contribution & World Sales Mun Jeong-hyun
- E-Mail documjh@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