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2011년 3월 11일, 일본 북동부 해안에서 발생한 강진과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이 파손되었다. 지진과 쓰나미에 의한 파괴의 잔해들은 치워질 수 있지만, 원전 파손에 의한 방사능 물질 유출은 통제 불가능한 오염으로 남아있다. 방사능 오염은 근본적으로 예측 불가능하고 비가시적인 재난이다. 후쿠시마는 제2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가 되었다. 즉, 죽음의 공간이자, 수많은 생명을 권력이 자행하는 위험한 실험의 대상 (subject)으로 내모는 ‘실험실’이 되었다. <래디언트>는 이 재난에 대한 ‘영화적 성찰’이다. 일차적으로 그 성찰은 과거와 현재의 이미지를 병치시키거나 충돌시키는 방식으로 수행된다. 1945년 원자 폭탄의 폭발 모습을 기록한 과거의 푸티지는, 파괴된 후쿠시마 원전의 모습을 잡은 현재의 부감 쇼트와 병치된다 (어떤 의미에서 이 병치는, 60여 년의 시간을 두고 반복되는 두 끔직한 이미지의 중첩이기도 하다). 원전의 필요성과 안전성에 대해 선전하는 과거 의 홍보 영상은, 재난 지역의 죽은 공간을 담은 현재의 이미지와 충돌한다. 또는, 그 죽은 공간이 품고 있는 침묵의 언어가, 홍보 영상 속의 화려한 말들과 충돌한다. 보다 심오한 충돌은, 현재의 어떤 이미지 그 자체 속에서 일어난다. 방사능 오염은 평화로운 풍경 이미지 속에 담겨 있던 전통적인 ‘정중동’의 의미를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전통적으로 그것 은 삶의 활력을 드러내는 것이었지만, 재난 이후의 그것은 죽음의 그림자를 품고 있는 것이 되었다. 삶의 씨앗을 나르던 바람은 이제 오염 물질을 더욱 더 예측 불가능하게 퍼뜨 리는 죽음의 전령이 되었고, 평화로운 전원 풍경은 이제 거대한 실험실의 풍경이 되었다. <래디언트>는 비가시적인 재난의 모습을 담은 현재의 이미지를 통해서, 국가와 자본이 만들어놓은 과거의 이미지에 대해서 질문하고 저항하는 영화다. 즉, 이 영화는 단지 재난에 대한 성찰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영화적 이미지의 정치학을 수행하고 있 는 것이다. (변성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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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토리스 그룹
The Otolith Group더 오토리스 그룹은 2002년 예술과 이론 사이의 관계에 토대를 두고 안젤리카 사가르와 코드우 에슌이 만들었다. 이 그룹은 십 년 넘게 활동해오며 영상, 사운드 그 리고 다양한 SF적 고찰을 탐험하고 있다. 이들의 작업은 특히, 자신들의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역사적인 사건들을 담아내는 에세이 영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국내외 박물관, 공공기관, 개인전, 비엔날레 등을 통해 전시된 바 있다.
The Radiant (2012)
People To Be Resembling (2012)
I See Infinite Distance Between Any Point And Another (2012)
Anathema (2011)
Hydra Decaptita (2010)
Credits
- DIRECTOR The Otolith Group
- CINEMATOGRAPHER Sebastian MAYER
- EDITOR Simon ARAZI
- MUSIC Tyler FRIEDMAN
- SOUND Simon ARAZI, Tyler FRIEDMAN, The Otolith Group
WORLD SALES
- WORLD SALES LUX
- Tel 44 207 503 3980
- E-mail distribution@lux.org.u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