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박
Wea Bak: Stayed Out Over Night?

김미례 Kim Mi-re
  • Korea
  • 2009
  • 73min
  • DCP
  • Color
다큐초이스

시놉시스

2007년 6월 30일, 대형마트 홈에버에서 일하던 계산원과 판매원들이 월드컵 홈에버 매장을 점거했다. 이 사건은 지극히 평범했던 여성들이 주도한 유통업 최초의 매장 점거 농성이었다. 1박 2일간 예정되어있던 외박은 21일 동안 이어지고 이들은 이 농성에서 일터와 가사일로부터 벗어난 일시적인 자유와 즐거움을 경험한다. 이들의 투쟁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투쟁’이라는 국민적 이슈로 떠올랐지만, 쉽게 해결되진 않는다.

감독

  • 김미례
    Kim Mi-re
    산다 (2013)
    노가다 (2005)
    노동자다 아니다 (2003)

    일하는 여성에게 노동자라는 이름이 아직도 어색할 정도로 여성에게는 어머니나 주부라는 말이 더 친근하다. 집 밖에서는 아줌마로 불리는 여성들. 이것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자리가 여전히 가족 안에만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하는 여성들은 일도 잘해내고 집에서는 아이를 돌보고 가사일도 잘해내야한다. 게다가 일터에서는 불안정한 고용과 차별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 여성들도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노동권을 위해서 투쟁을 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변화지 않는 여성들의 일과 가족의 문제. 왜 변하지 않는 것일까? 나는 여성노동자들의 파업과정을 기록하면서 이러한 질문을 던져보았다.

리뷰

기혼여성들은 외출이나 출근 준비가 길다. 식구들 밥 차리고 집안 정리를 해놓고 나와야해서다. 그런데 외출이 아닌 외박이라면? 그것도 아주 특별한. 2007년 6월 30일 밤, 대형마트 홈에버에서 일하던 500여 명의 여성노동자들은 상암 월드컵 홈에버 매장 계산대를 점거했다. 사측의 무자비한 계약해지에 대해 그녀들은 분노하고, 1박 2일을 매장 점거는 510일간의 긴 파업으로 이어진다.
예상보다 길어진 외박, 여성노동자들의 파업은 어떤 모습일까. 그녀들의 파업은 즐겁다. 뉴스가 보여주는 투쟁 조끼 입고 굵은 팔뚝을 추켜올리는 구호와 선동의 과격함으로 수렴되지 않으며 노래와 춤, 이야기, 그리고 음식이 넘친다. 파업 이전 하루 종일 말 한마디 못하고 기계처럼 서서 일만 하던 그 장소에서 그녀들은 처음으로 동료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음식을 나누고 권리를 주장한다.
집안일 하는 ‘사적 존재’로서 공적 장소를 허락받지 못한 여성들은 ‘외박’을 통해 집안에 갇혀 있던 자신을 보게 되고, 용돈 벌이나 애들 학원비 버는 일로 축소되었던 여성노동자의 권리에 눈뜬다. “아줌마라고 하지 마세요!”라며 남성 동지들에게 외치는 모습은 <외박>의 가장 멋진 장면이다. 힘의 논리가 아닌 관계의 윤리로 풀어가는 파업. 여자들이 셋 이상 모이면 접시가 깨지는데, 그것은 억압된 말의 폭발이 이뤄낸 남성 중심 사회의 파열음으로 울림을 남긴다. [은유]

Credits

  • Director, Producer, Cinematographer, Editor  Kim Mi-re
  • Music  Kim Byong-o
  • Sound  Pyo Yong-soo

Contribution & World Sales

  • Contribution & World Sales  Kim Mi-re
  • E-Mail  miraedo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