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테: 역사의 종말
Norte, the End of History

라브 디아즈 Lav DIAZ
  • Philippines
  • 2013
  • 240min
  • DCP
  • Color
특별전

시놉시스

역사의 끝이라는 거대 담론으로부터 굳이 비극의 탄생을 떠올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염세주의 세계관을 가진 젊은 지식인(페이비언)의 내면을 통해서 필리핀의 식민지 역사와 파시즘, 그리고 도덕 자체에 대한 징후를 암시하고 있다. 세 명의 지식인들의 대화로 시작하는 카페 내부의 긴 오프닝 시퀸스에서 보여 주듯이 페이비언은 종교적 의미의 신화 파괴와 무정부주의, 존재와 신에 대한 부정을 역설하면서 자신을 비극적 철학자로 이해하고 있다. 파시스트 마르코스에 대한 극단적인 대립이자 대척자인 처형당 한 안드레스 보니파시오(스페인으로부터 독립혁명을 이끌었던 필리핀 영웅)에 대한 이해이기도 하다. 여기서 라브 디아즈는 도스토예프스키 소설 『죄와 벌』의 주인공인 라스콜 리니코프의 세계관을 필리핀 현대사로 재현하고 있다. 그의 인터뷰를 빌리자면, 자신의 문화적 경험과 관련한 형이상학적 질문이면서 필리핀인들이 신에 대한 존재와 신념을 바 라보는 방식이기도 하다. 고리대금업자와 그녀의 딸을 살해한 페이비언은 끊임없이 파괴에 대한 긍정을 암시하는데, 영화 후반부에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벌어지면서 그는 죄의 식이 아닌 그리스도교적이고 근본주의인 사회로부터의 공포와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라브 디아즈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앙드레 바쟁의 미적 가치인 롱 테이크를 매우 아름답게 보여주면서 필리핀 북부지역의 공간을 인류학적 파토스로 옮겨 놓았다. 특히 페이비언을 대신해서 감옥에 간 호아킨과 그의 아내 엘리자의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시퀸스들은 마치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피터르 더 호흐의 회화를 디지털로 재현한 느낌마저 든다. 무표정한 페이비언, 호아킨, 그리고 엘리자의 얼굴들, 엘리자와 그의 어린 자식 들을 보여주는 교외와 실내 장면, 빛과 단조로운 색감을 이용한 니힐리즘적 장소들이 그러하다. 로베르 브레송의 인류학적 관점으로 비유하자면 이 영화는 인물의 의지나 행동 이 아닌 그들의 존재 자체가 만들어낸 공간의 역사이기도 하다. (전성권)

감독

  • 라브 디아즈
    Lav DIAZ
    민다나오 출신의 필리핀 독립 영화제작자이다. 지난 20년간 영화를 만들어왔으며 칸영화제, 베니스영화제, 토론토영화제 같은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열광하는 감독이다. 그의 작품 으로는 <웨스트 사이드 키드>, <필리핀 가족의 진화>, <헤레미아스>, <엔칸토에서의 죽음> 그리고 <멜랑콜리아> 등이 있다. <노르테: 역사의 종말>은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 문에서 상영되었다.

    North, the End of History (2013)
    An Investigation on the Night that Won’t Forget (2012)
    Florentina Hubaldo, CTE (2012)
    Woman of The Wind (2011)
    Melancholia (2008)

Credits

  • DIRECTOR  Lav DIAZ
  • PRODUCER  Moira
  • CINEMATOGRAPHER  Larry MANDA
  • EDITOR  Lav DIAZ
  • SOUND  Corinne DE SAN JOSE

PRODUCTION COMPANY & WORLD SALES

  • PRODUCTION COMPANY & WORLD SALES   WACKY O PRODUCTIONS
  • E-mail  moira.pelikul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