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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green

박명순 PARK Myung-soon
  • Korea
  • 2014
  • 62min
  • HD
  • Color
Hot Docs 특별전

시놉시스

그 분들을 만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2012년 5월부터 나는 포천, 의정부, 남양주, 천의 한센인 마을들을 돌아다녔다. 인사를 드리고 조금씩 관계가 형성되려 하면 그 분들은 카메라를 거부하며 마음의 문들 굳게 닫았다.6개월을 그렇게 떠돌았다. 봄에 시작했던 작업은 늦가을까지 등장인물을 찾지 못한 채 길을 잃고 헤매었다. 양동의상록마을은 마지막 희망지였다. 이전에 실패한 경험들 때문에 카메라는 늘 가방안에 넣어둔 채 소밥을 함께 나르고 말동무가 되어드렸으며 가끔 영화를 보여드리기도 했다. 그 시간동안 마을의 어르신들에게 나는 사진 찍는 사람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었다. 그렇게 해가 바뀌었다. 긴 시간을 망설이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이상봉 어르신께 촬영을 부탁드렸을 때 그 분께서는 말씀하셨다. “우리는 무관심 속에서 잊혀 지는 게 낫다. 젊은 사람들은 좀 나아졌다고는 해도 아직도 예전 사람들은 병에 대한 편견이 그대로야. 감독 마음은 알겠지만, 괜히 긁어 부스럼 일으키는 꼴이 될지 몰라.” 이상봉어르신의 마음은 이해했지만 나는 생각했다. 태어났고 살아왔고 지금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데 왜 이분들의 의미는 왜곡되거나 숨겨져야 할까?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다. 잊혀지고 싶어 하는 분들을 세상에 끌어낼 때 내 영화 속에서 그 분들이 빛나야 했다. 내가 그렇게 영화를 잘 만들 수 있을까? 등장인물을 찾아 헤매이던 시간보다 더 고민스런 시간을 거친 후 나는 다시 한 번 부탁을 드렸다. 이상봉 어르신이 말씀하셨다. “그래. 찍어라. 어차피 지나온 시간이고 나는 더 잃을 게 없다”어르신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촬영을 하고 편집을 했다. 그렇게 만든 영화를 세상에 내어놓으며 나는 지금 두렵다. 내 영화를 본 어르신들이 조용한 미소를 지을수 있다면 나는 더 바랄것이 없다.

감독

  • 박명순
    PARK Myung-soon
    2010년부터 푸른영상에서 활동중이다.

    <강정인터뷰프로젝트> (2012)
    <농민 being> (2011)

Credits

  • DIRECTOR/EDITOR/MUSIC   PARK Myung-soon
  • PRODUCER   KIM Jun-ho
  • SOUND   KIM Won
  • CAST   LEE Sang-bong, LIM In-ok, OH Byung-soon, WOO Geum-hwa

Cont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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