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고양지역 정기상영회 <불온한 당신> 관객과의 대화(GV) 기록

201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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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DMZ국제다큐영화제 정기상영회 in 백석 메가박스

<불온한 당신> 이영 감독 GV 기록

 

일시: 07/20() 20:00

장소: 백석 메가박스

진행: DMZ국제다큐영화제 프로그램팀 권은혜

참석: 이영 감독

 

매월 넷째주 수요일에 진행되는 DMZ국제다큐영화제 고양 정기상영회! 이번 7월달은 셋째주 수요일에 진행이 되었는데요. 저녁 8시 백석 메가박스에서 <불온한 당신> 상영 후, 이영 감독님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GV)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현장을 지금 전해드립니다!

이영 감독(이하 이): 안녕하세요. 불온한 당신을 연출한이영입니다. 반갑습니다.

 

권은혜(이하 권): 영화 보시면서 소감이 있으실 수도 있고 궁금한 점도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제가 첫 질문을 하는 동안 관객 분들께서 준비해주시고, 손을 들어주시면 마이크를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먼저 영화에 대한 소감을 전달해드리면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감독님께서 영화를 만드시면서 참 고생하셨고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혐오를 행하는 보수 기독교 단체나 어버이 연합 단체에 집회가 있을 때마다 가셔서 직접 대면하시고 촬영을 꾸준히 하시면서 굉장히 힘드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제가 광화문을 지나치다 보는 모습이나 기사에서 봤던 모습과는 다르게 현장에서 생생히 촬영된 실체들을 영화로 보다보니 굉장히 힘들었지만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셔서 지금 제가 살고 있는 한국 사회를 대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질문을 하나 드리자면, 영화가 처음에는 이묵 선배님과 레즈비언 커플로 시작을 하다가 나중에는 혐오의 문제로 이야기가 이어지는데요. ‘혐오라는 것이 한국사회를 설명하는 키워드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그것들이 부각되는 시점과 영화가 등장하는 시점이 제가 느끼기에는 절묘하게 맞닿아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영화를 만드실 때 어떻게 기획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불온한 당신>2012년에 기획을 해서 20159월에 첫 상영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3년 정도의 제작기간이 걸렸는데요. 기획을 할 당시에는 보수 정권이 집권을 하면서 또다시 공공연하게 종북몰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사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 그리고 정부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나 단체를 향해서 종북이라고 몰아갔었죠. 그리고 심지어 성소수자를 종북이라고 하는 종북게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가정을 파탄내고 사회를 오염시키고 나라는 망하게 해서 대한민국의 적인 북한을 이롭게 하는 세력으로 공격을 했었죠. 이런 적대와 공포를 이용한 증오의 정치 앞에서 성소수자의 저로서는 굉장히 염려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에서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은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의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종북몰이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를 지켜봐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고요. 영화의 초기 2012년도에는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 시기였었죠. 그래서 노동자,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격하던 대상들이 심지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향해서 공격하는 이런 상황들을 목도하면서 혐오가 점점 사회적인 공기가 되어가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 감독님의 전 작품 이반검열 두 번째 이야기>10대 레즈비언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라고 알고 있고, 이후에도 감독님께서 한국 레즈비언의 역사에 대해서 작업을 하시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데요. 이번 왜 한국사회를 바깥에서 들여다 볼 수밖에 없는 작업을 하셨는지 감독님의 답을 통해서 이해가 되었습니다.

 

관객: 네 감독님 영화 잘 봤습니다. 항상 궁금했던 것이 왜 제목이 <불온한 당신>입니까?

 

: 다들 아시겠지만 불온단체, 불온서적이라고 이야기할 때 불온하다고 이야기하는 의미가 한 가지 있고요. 사회비판적인 사람들과 저항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불온하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한국 사회에서 불온하다는 것은 무엇이고 불온한 사람들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담고 있는 제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객: 그리고 영화 내에서 혐오 세력들이 우리가 평상시에 일상생활을 하면서는 볼 수 없는 사람들이잖아요. 성소수자 활동가나 인권활동가들이 현장에 있을 때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사람들인데 이 영화가 대중들에게 공개가 되었을 때 대중이 느끼는 처음 보는 시선에 대해서 우려하시는 점은 없으신지요. 이게 현실이긴 한데 말이죠

 

: 영화를 만들고 관객을 만나게 될 때 관객 분들이 저의 의도와 같게 느끼실지 아닐지에 대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영화를 상영하게 됩니다. 매번 상영회가 그렇고요. 이 영화의 의도처럼 느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증오 선동을 하는 세력들의 목소리를 기사나 온라인 뉴스에서는 보긴 했지만 사실상 뉴스에서 다뤄진 적이 많지 않고 이것들이 자극적이다 라고 말씀을 하시거나, 이런 실체를 알고는 있었지만 기사에서 다룬 것과 다른 실체를 보게 되어서 굉장히 당황스럽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는 좀 죄송스럽게도 합니다. 혐오 세력들이 하는 있는 혐오의 현상과 구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긴 하지만 감정적으로는 그 부분들에 대해서 놀라실 수 있기 때문에 이해를 합니다. 그러면서도 만들었던 의도에 대해서는 혐오 세력들이 가지고 있는 거짓된 선동과 폭력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담고 있는 것이고 한국 사회의 현실의 한 측면을 보여주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감독님께서 관객들의 마음이 신경이 쓰이셨다고 하는데 사실은 감독님이 의도하신 것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질문이 있으신가요?

 

관객: 혐오를 선동하는 집회에 가까이 다가가셨을 때 일정한 거리두기를 하셨을 것 같아요. 그렇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거리두기나 직접 봤을 때의 태도와 감정을 어떻게 조절을 하셨을지 궁금합니다.

 

: 취재하는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정체를 밝혀라 이었습니다. 제가 이질적인 존재라는 것을 현장에서 가장 많이 느꼈고, 그래서 많은 카메라와 취재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 카메라만 취재를 못하게 해서 감시 속에서 취재를 해야만 했습니다. 순간순간마다 거짓말로 선동을 하고 왜곡된 정보를 유포시키는 것이잖아요. 때때로는 화가 나기도 하지만 순간 참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저로 인해서 발생하는 상황들을 기록해야 된다. 라는 마음 때문에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이 가장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러면서도 한 부분으로는 성소수자들을 기록을 하고 그 기록이 그들에게 힘이 되고 카메라가 무기가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완성되어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첫 상영을 했는데요. 영화를 상영하신 관객 분 중에 한 분이 자신을 혐오 세력으로 그렸다고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하셨습니다. 그래서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다행스럽게도 무혐의로 판결을 받았는데요. 제작 과정뿐만 아니라 영화 상영을 하는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 또 다른 질문 있으신가요?

 

관객: 2015년 퀴어 퍼레이드 당시에 기독교 연합, 어버이 연합에서 생각지도 않은 굉장한 퍼포먼스를 준비해왔잖아요. 대표적으로 게이 작곡가인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에 맞춰서 발레를 하는 등 퍼포먼스를 준비해왔고, 엔딩에서는 북소리로 끝이 났는데 혹시라도 그 쪽에서 그런 준비가 없었다면 감독님께서 어떻게 엔딩을 하고 싶었다는 의도나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 퀴어 퍼레이드에서 여전히 혐오의 목소리가 사회에 울려 퍼진다는 의미의 북소리로 끝나잖아요. 만약에 그 부분이 없었다면 이묵 선배님의 이야기로 영화가 종결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내려고 했었는데 지금의 노동자, 학생들, 세월호 유가족들, 성소수자들을 향해서 하던 목소리가 무슬림 이슬람교를 통해서 확산되어 가고 있는 현실, 그리고 또 다른 타깃의 공격할 목표를 찾고 있는 이런 상황들에 대해서 현실 문제제기를 해야 되겠다는 부분들이 영화의 말미에 붙이게 되었습니다.

 

관객: 이묵 선생님의 이야기로 끝낸다면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요?

 

: 지금과 같은 내용이었을 거예요. 영화의 시작과 끝이라는 것이 모든 상황들과 연결이 되어있고, 끝이라고 하는 부분은 메시지와 연결이 되기 때문에 그것들을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부분들을 활용하려고 했고 아마 크게 바뀌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관객: 그럼 촬영하신 분량 중에서 그 부분의 워딩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기억나는 게 있으실까요?

 

: 영화에 나와 있는 부분에서는 혐오 세력 증오를 선동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 이묵 선배님의 시대보다는 많이 나아지지 않았나 라고 말씀을 하셨잖아요. 그 부분이 당연하게 맞기도 하면서 이런 현실을 겪은 저로서는 아이러니한 감정들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전달하고 싶었던 감정으로는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1시간 반 정도 되는데요. 보통 취재를 하게 되면 한 시간짜리 테이프가 분량으로 치면 100, 200개가 있는데 그 부분에서 한 시간을 추려서 본다고 보시면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묵 선배님의 이야기가 많이 못 들어가게 되었는데요. 선배님이 영화에 함께 하시게 된 이유는 후배들이 당신의 성소수자들이 좀 더 당당하게 살 수 있다면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씀하셨고, 그 마음을 항상 간직하면서 취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공격 앞에서 선배님과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영화를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 지금 한국 사회의 혐오 현상을 보고 나서 이묵 선배님이 마지막에 등장하는 것에 대해서 아이러니하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이묵 선배님이 살아오신 세월이 얼마나 힘드셨을 까라는 생각을 마지막 부분에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묵 선배님 같은 경우 어떻게 찾으시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 전 작이 10대 레즈비언에 대한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담았었는데요. 그 때 당시에 제가 30대였는데요. 10대 친구들이 나이 많은 레즈비언을 처음보고 저한테 30대에도 레즈비언 해요? 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만큼 세대 간의 교류와 연결고리가 없었는데 저도 선배님 세대의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 궁금해서 2008년도부터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70-80대 선배님들의 이야기가 문서나 자료로 남겨져 있는 것이 거의 없어서 참고할 방법이 없다보니 신문을 펼쳐놓고 찾기 시작했습니다. 무작정 찾아가서 선배님 제가 바지씨 후배입니다.’ 라고 말씀을 드려서 그게 통하면 선배님인겁니다. 그렇게 만나 뵌 분들이 친구를 소개시켜 주셔서 50-60분의 선배님들을 만나 뵙고 그 중에서 만나 뵌 분이 이묵 선배님이고 그 이후로 교류를 하게 되었습니다.


관객: 감독님의 의도가 잘 전달 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요. 혐오 세력을 보면서 혐오 세력을 혐오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이런 제 감정이 감독님의 의도에 들어가 있던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혐오 세력이 혐오하는 방식과 성소수자들이 서울시청 안에서 자신들의 소리를 표현하는 방식이 완전 다르다고 보이지는 않더라고요. 성소수자들이 서울시청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분노를 담아내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것이 잘 전달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 제가 우선 이 영화 구성을 하면서 생각한 것은 이 영화는 성소수자들의 삶과 존재, 그리고 혐오 세력의 공격과 폭력이 엮이면서 영화가 진행되잖아요. 저는 혐오라는 것이 삶을 반대하는 논리이자 주장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혐오의 폭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그것과 함께 이야기 되어야 할 것은 성소수자들의 삶의 존엄함을 함께 엮어내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서 구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묵 선배님 같은 경우에는 70 평생을 부정적인 시선에서 살아오셨던 분입니다. 그러면서 당신이 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는 부분에 대해서 존재의 존엄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영화는 이묵 선배님의 이야기로 시작을 해서 저의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혐오 세력들의 폭력적인 이야기로 진행이 됩니다. 저는 성소수자들의 관점과 시각에서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것들은 혐오의 폭력, 혐오라는 것이 표현의 자유, 주장, 감정이 아닌, 어떤 폭력인지 고민해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출을 하였습니다. 서울시청 집회와 관련하여서는 존재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고 반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서울시청 안에서의 성소수자 활동가, 인권 활동가들의 목소리는 처절한 삶을 요구하는 절규라고 생각합니다.

 

: 시간이 많이 돼서 마무리를 할까 합니다. 감독님께서 한동안 <불온한 당신>을 상영을 하고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셨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는데, 혹시 다음 작품 계획이나 개봉 계획은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 우선 그 말씀을 드리기에 앞서서 더 이야기 해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영화 안에서 보면 노동자들이 생존권을 요구하면 사회 분열을 한다면서 반대를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모든 학생들이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을 하면 차별 받아도 되는 학생들이 있다고 하면서 반대를 하고요. 그리고 성소수자들의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고 이야기 하면 소수 때문에 다수가 차별받는다고 이야기 합니다. 여성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하면 남성 혐오에 대해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제가 이 반대의 목소리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가만히 있으라, 그리고 침묵하라. 라는 요구라고 생각을 합니다. 혐오가 어떤 소수자의 문제라고 여겨졌는데 지금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그 대상이 되고 있고, 혐오가 사회적인 공기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함께 공존할 것인지에 대해서 영화를 통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관객 분들이 좀 더 많은 분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하셔서 개봉 준비를 해보려고 하고 있고요. 그래서 빠른 시간 안에 개봉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까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늦은 밤에 영화 보러 와주시고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감독님께 박수쳐 부탁드리면서 이 자리를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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