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뮤직 콘서트 ‘난민 토크쇼’ 현장기록
진행
이지혜 기자
패널
난민지원네트워크 의장 : 이일 변호사
헬프시리아 사무국장 : 압둘와합
난민 복서 : 압둘라예 아싼 (한국명 이흑산)
시리아 상황
이지혜 네 감사합니다. 앞서 시리아 상황을 영화를 통해 보게 되었는데요, 상황히 상당히 심각한 것 같은데.. 압둘와합 사무국장님, 국장님께서는 현재 헬프시리아에서 근무를 하고 계시는데, 현재 시리아 상황을 정확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압둘와합 시리아 내부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모든 일상생활이 중단되었고, 전쟁만이 있을 뿐입니다. 천백만 명 이상이 집을 잃었습니다. 6백만 명이 다른 나라로 도피했으며, 남은 7백만 명이 아직까지 시리아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병원이 무너졌고, 많은 학교와 대학교들도 폐쇄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음식이나 약을 구할 수 없으며 일자리 또한 잃었습니다. 시장은 텅 비었고 두려움과 실업, 수많은 위험 속에서 고통 받고 있습니다. 불안함 속에서 안전한 지역을 찾아 계속 이주해 다니지만 어느 순간, 언제라도 있을 수 있는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지혜 죽음의 공포라고까지 방금 표현을 하셨는데, 그렇다면 현재 시리아에 남아있는 어린이들이 참 걱정됩니다. 현재 어떤 생활을 하고 있나요?
압둘와합 아이들의 상황은 매우 더 비극적입니다. 학교의 부재, 굶주림, 극도의 공포감, 무료함, 심각한 정신질환 및 말할 수 없는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신속한 보호와 조치가 필요합니다.
이지혜 제가 앞서도 시리아를 탈출하다 지중해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에일란 쿠르디 이야기를 좀 했었지요. 현재 6백만명이 시리아를 탈출하여 난민이 됐다고 하셨는데… 난민들의 현재의 삶. 한마디로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압둘와합 한마디로 인종차별과 착취, 억압 등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난민 때문에 테러가 일어나고 있다고도 생각하지요. 난민들 모두가 테러리스트도 범죄자도 아니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지혜 이일 변호사님. 압둘와합 국장님께서 지금까지 시리아 상황 및 난민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한국에도 시리아에서 오신 난민들이 있다면서요?
이일 그렇습니다. 한국에도 난민들이 이미 와계십니다. 시리아에서 오신 난민분들도 800명이상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1994년이래 현재까지 23,000명정도가 한국정부에 보호를 구하며 난민신청을 하셨습니다. 그중 600여명이 난민지위를 1,000여명이 인도적 체류지위를 받아 살고 계시구요.
이지혜 정말 놀랍고 새로운 사실을 알았는데요.. 그렇다면 시리아에서 먼 이곳 한국으로 오게 된 특별한 동기가 무엇일까요?
한국의 난민
이일 동기라기 보다는 한국으로 오게 된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유일하게 탈출 시점에 비자를 받을 수 있는 곳이 한국이기 때문에 한국으로 향하는 경우가 있구요. 또는 몇 가지 선택지가 있을 때 한국을 인권선진국이라고 이해해서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인천공항이 동북아시아의 허브공항이기 떄문에 환승을 하다가 비자나 여권 등의 문제로 비행기탑승이 어려워 한국에서 난민신청을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양하죠.
이지혜 네. 그렇군요, 이유는 각기 다르겠지만, 오늘 이 자리에 한국으로 피신해서 난민신청을 하신 복서 이흑산씨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흑산씨는 카메룬 출신 난민복서로 우리나라에서는 꽤 유명하신데 한국에서 난민신청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이흑산 안녕하세요. 저는 카메룬의 군인으로서, 권투선수로서 오랫동안 지내왔습니다. 그러나 모든 자유를 다 빼앗겨, 자유롭게 경기에 참여할 수도 없었고, 월급이나 경기비용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한번은 견딜 수 없어 도망쳤다가 잡혀서 구타와 고문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계속해서 군대 안에서 받는 착취와 고통 때문에 자유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한국에 군인체육대회가 있어 선수로 참가하러 왔다가 친구와 함께 도망치게 되었습니다.
이지혜 네. 카메룬의 상황도 상당히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일 변호사님께서 이흑산씨가 난민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걸로 알고 있는데, 난민신청 및 인정과정이 어렵습니까?
이일 우선 한국에는 난민캠프는 없습니다. 통상적인 이주민으로서 살아가시는 거예요. 그런데 난민심사가 종료되어 난민지위를 받기까지가 우선 너무 어려운데요. 3%가 안되는 난민만이 지위를 얻어 한국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이지혜 이흑산씨. 두번의 과정을 통해 난민인정을 받았는데, 인정서를 받았을 때의 소감은 어떠셨나요?
이흑산 저는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곧장 잡혀 감옥에 영원히 갇히게 되거나, 고문을 받고 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챔피언이 되면 난민인정을 받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목숨을 걸고 권투를 계속 해왔습니다. 한국 챔피언이 되고 첫 번째 난민심사에서는 거절 되었지만두 번째 난민심사에서는 난민인정을 받을 수 있었고, 그 과정을 이일 변호사가 도와주었습니다. 난민인정을 받았을 때 이제 살았구나 생각이 들었고, 이 자리에 나오게 된 것에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지혜 네. 지금까지 이야기를 쭉 들어보니, 우리나라에서도 다른 나라에서도 난민들이 설 곳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 세계의 난민
이지혜 네. 이런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오늘 이 자리 많은 난민여러분이 계시는데. 한국으로 와서 난민으로 인정된 시리아 난민은 불과 5명에 밖에 안된다고 들었습니다. 이일 변호사님 그렇다면 여기 자리하신 난민들의 상황은 어떤가요?
이일 한국에 와서 난민신청을 한 시간 동안에는 사회보장혜택이 전혀 없기 때문에 매우 어렵고, 의료보험, 교육, 가족결합 이런 것이 다 잘 안됩니다. 기적처럼 난민지위 인정을 받더라도 북한이탈주민처럼 특별한 경제적 지원을 얻는 것은 아니고 국민과 유사한 수준의 사회보장혜택을 받는다는 것인데,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죠. 많은 난민들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국가에 난민 신청을 하고 있지만 인정되는 수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이지혜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아시아도 난민 인정이 어렵고, 많은 나라에서도 난민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를 않은데, 압둘와합 국장님께서는 특히 난민관련 일을 많이 하고 계시니까 할 말이 좀 있으실 것 같은데, 난민들이 좀 더 낳은 삶을 살기 위한 해결방안, 무엇이 있을까요
압둘와합 네. 시리아의 비극에 세계적인 관심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시리아 난민들에게 가는 지원도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모든 세계적인 윤리와 종교와 교육, 법조계는 현재 시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반대하고 이 비극을 종식시키기 위한 신속한 개입을 촉구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시리아 국민은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세계 시민사회가 관심을 기울여 시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도덕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난민은 테러자도 범죄자도 아닙니다. 작은 관심의 손길이 난민들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작은 행동이라도 필요합니다. 관심과 행동은 눈물만으로는 부족하며 함께 가야 합니다.
이지혜 네.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 줄 몰랐습니다. 다시 한번 오늘 이 자리에 와주신 네 분의 패널분들께 감사드리며, 이곳 객석에 자리해주신 난민네트워크 관계자분. 난민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대신 드립니다.